소설을 읽는 작업이 그야말로 노동으로 느껴질 만큼 힘들게 느껴지고, 전공(직업)에 관련된 책들도 읽기가 힘들었다.
책을 읽게 되지 못한 원인중의 하나는 책의 구매 및 보관에 관련된 문제였다. 성격적으로 책을 수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책을 한번 사면 잘 버리지를 못하는데, 이때문에 책이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점보다는 온라인 서점을 선호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다보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게 되고 그때마다 책을 구매하고 읽고 보관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립도서관으로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책도 비교적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책을 빌리는데 돈이 들지 않고, 재미 없으면 읽지 않으면 되니까 아무 책이나 부담없이 들고와서 읽기 시작을 했다.
- 하루 하루가 세상의 종말
어디선가 책 제목을 본게 기억이 나고 자극적인 제목이 맘에 들어서 처음으로 빌려본 책이다. 내용은 좀비물.
좀비물의 규칙은 대부분 동일하다.
. 좀비는 멀쩡한 사람을 잡아 먹는다.
. 좀비는 멀쩡한 사람을 잡아 먹으려고 하지만, 다 먹지 않고 물기만 하면 물린 사람은 좀비가 된다.
. 좀비는 서로 잡아먹지 않는다.
. 좀비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문제는
. 좀비가 멀쩡한 사람을 먹으려고 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로 보인다. 좀비가 물리 법칙을 위배하지 않는다면 뭔가를 먹어야 한다.
. 하지만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좀비는 굶어죽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좀비물은 '거대 인간형 로봇' 처럼 전제 조건에 맘에 들지 않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책도 그닥 감동은 없었다. 제목은 맘에 든다.
- 환상의 책, 폴 오스터
폴 오스터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명한 작가로 알고 있다.
달의 궁전이라는 책도 하나 사서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이 작가는 기승전결과 별 상관없는 (이걸 모라고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소설을 주로 쓰는 듯 하다.
근데 환상의 책은 나름 기승전결이 잘 짜여져 있다. 헥터라는 인물이 중간에 맘에 들지 않았다.
- 고독의 발명, 폴 오스터
읽다보니까 폴 오스터의 자전적 소설(소설인지 수필인지..) 인듯 하다.
주인공의 아버지를 보다보니 나와 내 아버지가 자꾸 투영이 되었다.
- 아이 이야기,
일본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입부는 그럴듯 하지만 결말은 항상 시시하고 짜증이 밀려온다. 일본 추리물도 안 좋아하고, 일본 sf 는 더욱 싫어한다. (특히 건담류..)
아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집어든 책이다. 돈이 들지 않으니 다양한 국가의 소설을 그냥 하나씩 줏어들겠다는 이유로 일본 소설 코너에 갔다가 책이 새거라는 이유로 들고 나왔다. 그냥 "어린아이 이야기" 로 만 생각을 했다.
아이 이야기는 AI 에 관한 이야기 이다.(일본에서는 AI 를 아이라고 발음하나 보다. UFO 를 유호라고 발음하는것처럼..)
SF 소설이다. 지금 2/3 쯤 읽었다. 정말 훌륭한 SF 소설이다. AI 에 관한, 7,80 년대 이전에는 로봇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존재에 관한 통찰이 담긴 단편 소설집(?) 이다.
요즘 이상한 SF 들은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로저 젤라즈니 싫어) 이 소설은 로봇의 3원칙에 관해서 집착을 보였던 아시모프의 소설과 같은 괘도를 타고 있지만, 아시모프의 소설보다 훨씬 세련되었다.
너무 재미있다. 이 작가가 쓴 소설은 다 읽어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