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도서관

분류없음 2012/02/26 20:49
꽤 오랫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소설을 읽는 작업이 그야말로 노동으로 느껴질 만큼 힘들게 느껴지고, 전공(직업)에 관련된 책들도 읽기가 힘들었다.

책을 읽게 되지 못한 원인중의 하나는 책의 구매 및 보관에 관련된 문제였다. 성격적으로 책을 수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책을 한번 사면 잘 버리지를 못하는데, 이때문에 책이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점보다는 온라인 서점을 선호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다보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게 되고 그때마다 책을 구매하고 읽고 보관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에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립도서관으로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책도 비교적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책을 빌리는데 돈이 들지 않고, 재미 없으면 읽지 않으면 되니까 아무 책이나 부담없이 들고와서 읽기 시작을 했다.


- 하루 하루가 세상의 종말
어디선가 책 제목을 본게 기억이 나고 자극적인 제목이 맘에 들어서 처음으로 빌려본 책이다. 내용은 좀비물.

좀비물의 규칙은 대부분 동일하다.
. 좀비는 멀쩡한 사람을 잡아 먹는다.
. 좀비는 멀쩡한 사람을 잡아 먹으려고 하지만, 다 먹지 않고 물기만 하면 물린 사람은 좀비가 된다.
. 좀비는 서로 잡아먹지 않는다.
. 좀비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문제는 
. 좀비가 멀쩡한 사람을 먹으려고 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로 보인다. 좀비가 물리 법칙을 위배하지 않는다면 뭔가를 먹어야 한다. 
. 하지만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좀비는 굶어죽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런 이유로 좀비물은 '거대 인간형 로봇' 처럼 전제 조건에 맘에 들지 않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책도 그닥 감동은 없었다. 제목은 맘에 든다.

- 환상의 책, 폴 오스터
폴 오스터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명한 작가로 알고 있다. 
달의 궁전이라는 책도 하나 사서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이 작가는 기승전결과 별 상관없는 (이걸 모라고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소설을 주로 쓰는 듯 하다.

근데 환상의 책은 나름 기승전결이 잘 짜여져 있다. 헥터라는 인물이 중간에 맘에 들지 않았다.

- 고독의 발명, 폴 오스터

읽다보니까 폴 오스터의 자전적 소설(소설인지 수필인지..) 인듯 하다. 
주인공의 아버지를 보다보니 나와 내 아버지가 자꾸 투영이 되었다.


- 아이 이야기,

일본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입부는 그럴듯 하지만 결말은 항상 시시하고 짜증이 밀려온다. 일본 추리물도 안 좋아하고, 일본 sf 는 더욱 싫어한다. (특히 건담류..)

아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집어든 책이다. 돈이 들지 않으니 다양한 국가의 소설을 그냥 하나씩 줏어들겠다는 이유로 일본 소설 코너에 갔다가 책이 새거라는 이유로 들고 나왔다. 그냥 "어린아이 이야기" 로 만 생각을 했다.

아이 이야기는 AI 에 관한 이야기 이다.(일본에서는 AI 를 아이라고 발음하나 보다. UFO 를 유호라고 발음하는것처럼..)
SF 소설이다. 지금 2/3 쯤 읽었다. 정말 훌륭한 SF 소설이다. AI 에 관한, 7,80 년대 이전에는 로봇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존재에 관한 통찰이 담긴 단편 소설집(?) 이다.

요즘 이상한 SF 들은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로저 젤라즈니 싫어) 이 소설은 로봇의 3원칙에 관해서 집착을 보였던 아시모프의 소설과 같은 괘도를 타고 있지만, 아시모프의 소설보다 훨씬 세련되었다. 

너무 재미있다. 이 작가가 쓴 소설은 다 읽어볼 생각이다.



Posted by 키플러
어쩌다 토런트질을 하다 '나는 전설이다' 를 보게되었고 어쩌다 오메가맨이 생각이 나서 오메가맨을 보게 되었다.

어렸을때 주말의명화(혹은 명화극장)을 아버지랑 빼먹지 않고 보는것은 정해진 규칙적인 생활중의 하나였다.

오메가맨을 주말 저녁에 보았는지 아니면 주말 낮시간에 방영할때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혈청을 넘겨주고 죽는 장면만은 오랬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고, 오랬만에 그 장면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자막도 없이 다운로드 받은 영화라서 대충 대충 넘어가며 보았는데, 상당히 곤혹스러웠던것은 영화가 내 기억과 너무 다르다는 점이었다.

나는 마지막 장면을 헬기 + 주인공의 죽음 + 혈청을 건네주는 장면으로 계속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헬기 추락 장면은 초반에 나오는 장면이었고, 혈청도 아이에게 건네주는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건네받은것은 아이도 아니였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의 주요 장면이 짬뽕이 되어서 섞여서 머리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오랬만에 들추어본 추억속에 멋졌던 옛 영화는 다시보니 그다지 멋있지도 않았고, 그다지 감동적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의 기억력이 불완전 하다는것을 증명까지 해주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기억들을 왜곡된 채로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무서워졌다.
 
Posted by 키플러
에어컨이라는것은 은행에 가야만 볼 수 있던 시절, 더운 여름날 부모님은 선풍기에 대해서 항상 경고하셨다. 

" 잠잘때 선풍기를 틀어놓고 잘때는 제일 약하게 틀어 놓고 항상 회전시켜놓고, 타이머 걸어놓아야 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밀폐된 방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라는 명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거에는 정설로만 여겨지던 이 명제가, 요즘에는 도시전설이라는 이름으로 미신으로 취급받고 있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엔하위키의 해당 항목을 살펴보자.

http://angelhalowiki.com/r1/wiki.php/Fan%20Death

 

"선풍기 사망설은 밀폐 된 방에 전기 선풍기를 밤새 켜 놓아 두면 (질식, 중독, 저체온증 등으로) 죽을 수 있다는 남한의 도시 전설이다."

"이런 선풍기 죽음이란 낭설에 대한 믿음 때문에 무엇이 사망을 야기하는지 정확한 매커니즘을 알아내려는 여러번의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아래에 서술하듯이 이러한 믿음은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에 바탕해 있지 못하다."

주한미군에 새로 전입오는 병력들을 위한 안내서에도 "한국인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확고하게 믿고 있으므로, 만일 카투사 병사와 같이 방을 쓰게 될 경우 밤에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지 말고 배려해줄 것" 이라고 씌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글을 읽다보면 "혈액형 미신" 처럼 선풍기 미신을 믿는 사람을 바보취급하고 있다.


당연히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 


라는 명제는 틀린 명제이다. 이 명제가 맞기 위해서는 (그리고 실험에서 이 현상이 재현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사람이 죽어야 하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간혹 선풍기 미신이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저산소증으로 죽는다." 라고 정의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도 이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위의 엔하위키 링크 참조)  
선풍기를 틀었는데 왠 질식사? 



하지만 ..

"몸이 약한 사람이 술에 취해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저체온증으로 죽음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라고 명제를 바꿔보면 어떨까? 실제로 선풍기 미신에 관련된 글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올 때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자다가 몸에 마비가 오는것을 느끼고 겨우 겨우 선풍기를 끄고 잔적이 있다.." 와 같은 경험담이 댓글에 달리고는 한다.


자 다음과 같은 가상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김모씨(53세)는 아내와 이혼 후 혼자 살면서 매일 매일 술에 쩔은 삶을 살고 있었다. 잦은 과음과 비만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날도 소주 5병을 비운후, 열대야로 더운 여름날 저녁 언덕위 집까지 걸어 올라갔을때에는 온몸이 땀에 절어 있었다.

이후 만취 상태에서 허름한 단칸방에 도착한 김모씨는 씻지도 않고 선풍기를 "강"에 맞추어 틀어 놓고는 쓰러지듯이 바로 잠에 들고 말았다.

땀에 절었던 옷 때문에 체온도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던 김모씨는 새벽무렵 비가내리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선선하게 느껴질만큼 떨어졌지만 만취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였으며, 마침 심장도 좋지 못하던 그는 끝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그를 찾은 이웃들은 그의 시신 옆에 돌고있는 선풍기를 보면서 역시 선풍기 때문에 그가 죽었다고 생각을 하였고, 신문의 구석에는 또 작게 "선풍기 사망"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잔다고 해서 100% 죽는건 당연히 아니겠지만, 만취상태의 취객이 겨울날 길에서 자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죽는것과 마찬가지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음 + 술에 취함 + 선풍기"  의 조합이라면 충분히 사망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만취가 될때까지 술을 마시는것을 좋아하는 음주문화를 가진 나라에서는 선풍기를 틀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 사람이 1년에 몇명쯤이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역으로 선풍기 때문에 죽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누군가 "나는 심장이 상태가 안좋은 사람인데, 소주를 만취할때까지 마시고 온몸이 땀에 젖은 상태에서 선풍기를 "강"에 맞추어 놓고 정면으로 틀어놓고 잤지만 지금 멀쩡하게 이 글을 쓰고 있다."

라고 댓글을 달아준다면 이 의견을 철회할 생각이 조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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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더워서 선풍기 틀어놓고 (물론 타이머는 세팅해 놓고) 잘라다가 생각나서 한번 써본다.
 

 
 
Posted by 키플러
슬랙웨어 플로피로 깔아본 이후로 보통 3 년 쯤 주기로 한번씩 리눅스 깔아보고 -역시 꾸림 실망 - 다시 3년후.... 를 반복하다가 

오늘 갑자기 주말에 할일도 없고 해서 컴터에 안쓰던 500기가 하드를 달고 우분투를 깔라고 했는데.... 공씨디가 없어서 그냥 윈도우 파티션 잡고, 우비로 깔아봤음.

깔면서 느낀점

- 역시 불친절해.  gpl 이 아니라는 이유로 nvidia 드라이버가 기본으로 안깔리는데  그러면서 중간에 꼬임 현상이 발생해서 결국 수동으로 compiz 깔다가 바탕화면이 날아가 버림.
안전모드 비슷한걸로 들어가 봤지만 역시 복구 불가 결국 새로 깔음

- 기껐 사 놓은 비싼 usb 기계식 키보드의 shift, ctrl 키 등이 인식안되는 버그 때문에 ps2 삼성 키보드 꼽아서 쓰고 있음. usb 키보드가 호완성 문제가 발생할줄은 상상도 못했음.

- 파티션 스트레스 없는 우비는 역시 쓸만함. 그런데 최대 파티션이 20기가인가 밖에 안됨. 100기가 잡고 싶었는데...

- 글꼴 역시 안예뻐. 돈을 들이지 않다보니 역시 리눅스는 전통적으로 한글 글꼴이 꾸림. 그나마 우분투는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역시 기본 글꼴이 꾸림. 결국 다음, 네이버 공짜 글꼴도 깔고 윈도우 파티션의 굴림 맑은 고딕까지 깔고 나니... 어라 ? 이쁜걸? 윈도우랑 똑같네.

- 역시 크롬짱. 크롬 깔고 북마크 동기화 시키니까 쓸만함. 크롬 덕분에 맥북도 쓸만해 지고 리눅스도 쓸만해짐. 어차피 집에서는 코딩 안해서 웹서핑이 컴터 사용의  90%라 웹서핑만 잘되면 어지간한건 문제 없음. 파폭따위는 필요없음. 브라우저 하나만 잘 굴러가고 안가고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 와인이 정말 많이 좋아졌음. 꿀뷰도 잘돌아 가고 반디집도 잘돌아 가고 글꼴도 굴림체 깔고 나니까 얼핏 윈도우랑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
 


- 클라우드 동기화 쓸만함. 다음 클라우드, 드롭박스 깔고 나니 꽤나 쓸만함.

- 맥과 다르게 윈도우 파티션에 읽고 쓰기 되니까 이것도 쓸만함.

- 프로그램 까는거 편해서 좋기는 한데, 저거 네트웍 비용 누가 댈라나..

- 두벌식에서 세벌식으로 바꾸는 과정이 골때림. 이제는 세벌식은 찬밥이구나. 



결론 : 상용의 친절함은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쓸만한  데스크탑 os 로 인정. 당분간은 우분투로만 부팅할듯. 

 



 
Posted by 키플러
우리나라는 무한 경쟁을 부추키고, 장려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뭐가 어디서 시작되고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경쟁이고, 승자 독식이다.

나도 물론 싫어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경쟁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나라는 무한 경쟁을 통해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다.

(여담이지만, 나는 30년전 학교 복도에 극일(克日) 이라고 써 있었던걸 가끔씩 기억한다. 요즘 세대는 들어본적도 없을 단어. 일본은 여전히 경제 규모에서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되는 나라이지만 더이상 따라잡아야만 하는 먼 나라가 아니라 비등한 수준으로 비교되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가끔 "왜 삼성은 애플같은 제품을 못 만드는가?" 라는 식의 글들을 보면 우리나라 많이 컷다고 생각한다. 애플같은 제품은 전세계에서도 애플만 만들고 있다. )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도 경쟁시스템을 싫어하지만, 경쟁 시스템은 사회를 매우 빠르게 변화 시키고 발전시킨다는것에는 동의를 한다 (다이나믹 코리아!)

TV 를 많이 안보는 나에게 오늘 간만에 시간을 기다려서 본 프로가 있었다. 나는 가수다. 이 프로그램의 시스템은  평소에 경쟁같은걸 해본적이 없는 원로(!) 가수들에게 경쟁을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이 프로에서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앨범이 안팔릴걸 걱정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경제나 미래에 심각할 타격을 입힐일이 없는 가수들을 모아 놓고, 쪽팔림을 피하기 위해서 경쟁을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실력있는 가수들이 쪽팔림을 피하기 위해서(인터뷰하면 전부다 1등을 바라지는 않는다. 꼴등만 안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한다. 나는 이 심정이 진짜라고 믿는다.) 자신의 능력을 끌어 내는 모습과 그 결과물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평소 경쟁 시스템을 비판하던 나에게 잠시나마 "경쟁 시스템도 꽤 쓸만한걸?" 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이소라 ㅠ.ㅠ)

즉 이 프로의 본질은 그동안 무한 경쟁에 내몰렸고 tv 에서도 기성 세대가 짜놓은 판에서 경쟁을 해야 했던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등..) 어린세대들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기성세대의 경쟁을 보는(그리고 그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주고, 그 과정에서 훌륭한 음악을 양념으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오늘 프로를 보고 졸라 ㅏㅇㄱㄴㅇㅣ바ㅇㄴㅇㅣㄱ바ㅇㄴㅣㄱ쟈ㅠㅏㅅㅇㄴㄱ차ㅣㄹㅏ 


 
 
Posted by 키플러